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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틀간의 '출근저지투쟁'을 보고…
2009년 11월 25일 (수)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도대체 어디로 가야 돼?"
"절단기는 어디있어?"
MB특보 출신 김인규 KBS 신임 사장에 대한 KBS노동조합의 '출근저지 투쟁' 첫날인 24일. 200여명의 조합원들은 오전 7시 30분부터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 모여 "오늘 김인규씨를 막아내느냐 못 막아내느냐에 '공영방송 사수'가 달려있다"며 한껏 결의를 다졌다.
▲ KBS노조 조합원 200여명은 24일 오전 8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MB특보 김인규는 물러나라"고 외쳤다. ⓒ곽상아
하지만 노조 집행부도 "오후 2시쯤 김 사장이 출근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는 정보를 잘 알고 있었음을 감안할 때 노조의 대응이 허술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후에도 노조의 행보는 '우왕좌왕' 그 자체였다. 집행부와 조합원들이 대거 본관으로 진입해 취임식이 열리는 TV공개홀 진입을 시도할 때도 이들에게는 아무런 전술이 없어보였다.
이쪽으로 우루루 몰려갔다가 문이 막히면 다시 돌아가고, 그쪽 문이 다시 막히면 돌아가고…또 막히면 그 자리에 몇몇은 앉아있고…나머지는 다른 곳으로 달려가고…하지만 또 막히고….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느냐" "집행부는 동선파악도 못했느냐" "지금와서 뭐하는 거냐" "누구 절단기 가진 사람 없느냐" 등 조합원들의 볼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취임식이 진행중이던 오후 2시 15분경, 집행부 가운데 한 사람은 "취임식이 끝난 이후 김인규씨가 사장 집무실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엘리베이터 사수투쟁'을 하자"고 했다가 10분 뒤에는 다시 "김인규씨가 밖으로 나간 게 확인되면 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열자"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우왕좌왕' 행보는 집행부에게 '김인규 입성 이후의 시나리오'가 없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집행부는 김인규 사장의 KBS본관 입성에 대해 "첫 출근이니까 정문으로 들어올 줄 알았다. 시청자상담실 문으로 들어갈 줄은 정말 몰랐다"(최재훈 부위원장) "사실 오늘 막아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이렇게 뚫릴 줄 몰랐다"(강동구 위원장)는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오후 3시, 노조가 민주광장에서 개최한 '정리집회'에서 "집행부는 별로 분노하는 것 같지 않다" "김인규씨가 KBS본관에 들어오면 어떻게 할지 노조가 미리 생각해놓은 게 있을 것 아니냐. 정교한 계획을 밝혀라" "오늘 이걸로 끝내는 것이냐. 이런식으로 투쟁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집행부는 정교한 로드맵을 세워라" 등 조합원들의 항의가 빗발친 것도 이때문이다.
출근저지투쟁 두번째 날인 25일도 마찬가지다. 취재차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 주차장에 도착한 것은 오전 7시 30분경. 주차장 앞에는 카메라 기자 몇명과 노조원 10여명이 서있을 뿐이었다. 40분경 강동구 위원장, 최재훈 부위원장을 비롯해 노조원들 몇몇이 더 모였다. 하지만 다 합해도 30여명밖에 되지 않아 보였다.
▲ 25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여의도 KBS본관 6층 사장집무실 앞에 앉아있는 최재훈 KBS노조 부위원장(왼쪽)과 강동구 KBS노조위원장(오른쪽). ⓒ곽상아
"김인규씨가 노조에 당당히 맞서서 8시쯤 출근할 줄 알았다"는 강동구 위원장의 말도 옹색하기는 마찬가지다. 김 사장이 노조의 출근저지 시각에 '맞춰서' 출근해줄 줄 알았다는 말인가.
게다가 기자는 낙하산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려는 노조가 오전 7시 30분경에나 조금씩 모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YTN노조는 출근저지투쟁 당시 오전 7시 전에 집결해서 7시부터 집회를 진행하곤 했다. OBS노조는 특보출신 차용규 사장을 막기위해 철야농성을 진행하고, 오전 7시 전에 대오 정비를 끝내놓기도 했다.
그리고 만약 KBS노조가 낙하산 사장을 진정으로 막고자 했다면 사장 선임 이전에 "김인규씨가 사장이 될 경우 바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며 전 조합원을 상대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어야 하지 않나?
현재의 총파업 투표 일정에 따르면, 투표 마감(12월 2일)까지는 1주일이 남아 있다. 시간이 갈수록 동력은 떨어질 텐데 과연 총파업이 가결될지, 가결된다 해도 형식적 수준 이상의 파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더구나 그 사이에 업무를 착착 진행해갈 김인규 사장이 그때 돼서 "알겠어. 낙하산인 나는 이만 갈게~"라고 하겠나.
특보출신 낙하산 사장이 착지해도 공영방송사 노조가 이 정도밖에 할 수 없는 것인지 씁쓸하다.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해 집행부 전원이 구속과 해고를 결의한다" "정의롭고 위대한 투쟁은 반드시 승리한다" "공영방송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노조의 말이 공허하게만 들리는 이유다.
"공영방송에서 있을 수 없는 일"…계약직지부, 19일까지 단식
2009년 11월 18일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평소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던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 대한 출입통제가 6일째 이어지고 있다.
▲ 18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을 지키고 있는 청경들. ⓒ곽상아
지난 1월에도 KBS는 "본관과 신관 취재시 반드시 홍보팀을 경유하라"며 출입기자들의 출입을 일방적으로 통제하고 나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 계약직지부가 총력투쟁을 선포한 13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KBS의 본관 출입통제로 인해 18일에도 청경과 기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곽상아
기자들이 "누구의 지시를 받고 기자들의 출입까지 통제하는 것이냐"고 항의하자 오히려 한 KBS 안전관리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욕설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는 "한 안전관리팀 관계자가 기자들을 향해 주먹까지 들고 '기자면 다냐. OOO'이라고 욕했다"며 "취재 방해를 하는 것도 모자라 기자들에게 욕설까지 하다니 공영방송 KBS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또다른 안전관리팀 관계자는 "욕설을 듣지 못했다. 오늘은 좀 이해해달라"고만 답했다.
▲ KBS본관 내부에서 6일째 철야농성을 진행 중인 홍미라 지부장이 본관 앞에서 진행된 '단식투쟁 선포 및 결의대회'를 지켜보고 있는 모습. ⓒ곽상아
계약직지부 윤해숙 부지부장은 "이병순 사장 취임 1년만에 KBS가 어떻게 변화됐는지 이 자리에 오신 기자들이 똑똑히 알려주길 바란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KBS계약직지부는 18일 낮 12시부터 차기 KBS사장의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촉구는 단식에 돌입했다. 조합원 112명이 참여하는 이번 단식은 차기 사장이 판가름나는 19일 자정까지 이어진다.
▲ 18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언론노조 KBS계약직지부의 '단식투쟁 선포식 및 결의대회'가 개최됐다. ⓒ곽상아
목은미 조합원은 "자녀들에게 이병순 사장은 약자들을 무시하라고 가르칠 것인가"라고 물으며 "정규직 선후배들도 더이상 비정규직 사태를 좌시하지 말고 적극 동참해줬으면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KBS본관 내부에서 6일째 철야농성을 진행중인 홍미라 계약직지부장은 윤해숙 부지부장을 통해 "정당한 투쟁이기에 힘들지 않다. 바깥 날씨가 춥지만, 안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며 힘내달라"며 "현재 우리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많은데 이같은 투쟁의 기세를 몰아 차기 사장이 KBS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특보출신 김인규보다 유리"…19일, 최종 1인 정해져
2009년 11월 10일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앞으로 3년간 '공영방송 KBS호'를 이끌 신임 사장 공모가 마무리됐다.
▲ 이병순 현 KBS사장(왼쪽)과 김인규 코디마 회장(오른쪽).
김영호 KBS이사,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소장, 정윤식 KBS이사, 최양수 방송학회장, 홍수완 KBS이사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 사추위는 13~14일 서류심사를 통해 이들을 5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최종 1인은 19일 이사회 면접에서 결정된다.
이중 유력한 인물은 이병순 현 KBS사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인 김인규 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KBS사원은 "김인규 회장은 특보 출신인 데다가 '통신사 기금압력' 건으로 인해 청와대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청와대로서는 이병순 사장이 썩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별다른 대안이 없다. 이병순 사장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이병순 사장이 김인규 회장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이병순 연임 반대' 여론이 매우 높다. KBS사원행동은 9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이병순 사장은 지난 1년간 KBS 조직을 파행으로 몰아온 장본인"이라며 "이병순 사장은 사장 공모에 응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사장검증TFT'에서 후보자를 검증해 오는 13일까지 이사회에 의견을 전달할 계획인 KBS노조도 이병순 사장 연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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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회 열리면 시설파괴"…"언론사가 할 짓인가?"
2009년 11월 10일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 입주해있는 서울신문사가 시설물 보호 차원에서 프레스센터 앞에 '유령집회' 신고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미디어법 재논의를 촉구하며 프레스센터 앞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최 위원장은 '미신고 불법집회'를 이유로 연행된 바 있다.
▲ 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다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는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언론노조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신문은 11월 4일부터 12월 3일까지 '서울신문 홍보캠페인'을 명목으로 집회 신고를 냈다.
하지만 실제로 홍보캠페인은 한번도 열리지 않았으며, 서울신문이 프레스센터 앞 집회를 막기위해 허위로 집회 신고를 했다는 지적이다.
▲ 지난 9일 서울신문사 앞 화단에서 미디어법 재논의 촉구 농성 중인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들ⓒ곽상아
"홍보 캠페인의 내용이 무엇이고, 가장 최근에 진행한 것은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서울신문을 홍보하기 위함"이라고만 할 뿐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시설물 보호 차원에서) 집회신고를 한 것은 4~5년 됐는데 왜 이제와서 이러느냐. 질문의 의도가 무엇이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신문 노조 관계자는 "작년에 촛불집회때 프레스센터 앞 화단이 망가져서 3~4,000만원 들었다. 이때문에 시설관리부 측에서 화단 보호를 위해 (집회신고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언론노조가 사전에 집회신고를 취하해달라고 부탁했다면 (취하)했을 텐데 이번에는 언론노조의 요청이 없었다. 올해 초에 언론노조가 집회한다고 해서 집회신고를 취하한 적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같은 건물에 입주해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의 탁종렬 교육선전실장은 "그동안 서울신문 홍보캠페인이 열린 걸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며 "언론노조가 조중동과 싸울 때 중앙일보가 언론노조 집회를 막기 위해 자신들의 건물 앞에 유령집회 신고를 낸 적이 있다. 그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탁 실장은 "언론사가 건물 앞 집회를 막기 위해 '유령집회' 신고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시설물 피해나 소음 부분은 주최측과 사전에 논의하거나 별도로 해결하면 될 일"이라며 "서울신문은 당장 위장집회 신고를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탁 실장은 "모든 기업들이 서울신문처럼 하면 대한민국에서는 합법적인 집회가 불가능해진다"며 "집회가 아닌 게 확실한데 집회신고를 받아준 경찰도 문제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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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 "'천만 국민 만나기 운동'(가칭) 진행할 것"
2009년 11월 06일 (금)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최근 헌재 결정에 반발하며 금뱃지를 던지고 거리로 나선 장세환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좀더 강력하게 투쟁해야 한다"면서도 전원 총사퇴에 대해서는 "원내투쟁도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지나가는 한 시민이 농성의 이유를 묻자 장세환 의원이 답하고 있다. ⓒ곽상아
다음은 6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 단식농성장에서 만난 장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요즘 어떻게 지내나.
"마침 최상재 위원장이 (국회 재논의를 촉구하며) 단식한다고 해서 매일 이곳에 와서 동조 농성을 하고 있다."
- 의원직 사퇴가 쉽지 않았을 텐데.
"국회의원 하려고 해서 된 사람이 스스로 그 자리를 버리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도 국회의원을 안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이 헌재의 비겁한 결정을 악용할 것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엇인가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정의와 양심'이라고 생각했다."
- 국회 재논의 요구에 대해 한나라당은 묵묵부답이다.
"미디어법 문제를 국회에서 풀도록 한 헌재 결정을 무시하고 있는데 정말 잘못된 것이다. 이들의 비상식적 태도, 재논의의 당위성을 국민에게 알리겠다. 국민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민주당, 시민단체의 힘만으로는 이 상황을 돌파하기 힘들다."
- 민주당이 미디어법 투쟁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전원총사퇴 등의 주장도 여전히 나오고 있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거리로 나오면 오히려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 원내투쟁도 필요하다. 다만 민주당이 좀더 강력하게 투쟁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어떠한 충격요법에도 눈하나 깜짝 안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이익을 위해 민주당은 끊임없이, 아주 강력하게 이번 싸움을 해나가야 한다."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천정배, 최문순 의원과 공동으로 행동할 것이다. 세부지침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곧 확정해 다음주부터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가려고 한다.
전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며 국회 재논의의 당위성, 헌재결정의 비겁함 등을 홍보한다든지 고속터미널처럼 대중들이 많이 있는 곳으로 간다든지 할 생각이다. 가칭 '천만 국민 만나기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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